돈은 지역사회가 시공간을 넘어서 부채를 거래할 때 사용하는 기술이므로 블록체인은 공유경제를 위한 공개거래장부를 창조할 수 있습니다.
금융 시스템이 존재하는 이유
대부분의 가치교환이 신뢰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루어지므로 신뢰를 제공할 핵심적 권위기관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 기관은 현금, 수표, 혹은 카드의 가치 교환을 가능하게 하는 다음의 세 가지 핵심 요소를 제공합니다.
- 가치 토큰이 가짜가 아니라 진짜임을 확인한다.
- 당신이 제품과 서비스를 교환할 때, 그 토큰을 수용했다면 취소할 수 없음을 보장한다.
- 거래에 누락이나 거짓이 없도록 거래내용을 보존한다.
블록체인에서 중대한 것은 물건은 두 번 소비될 수 없으므로 이 과정에 필요한 확인과 보장을 제공하고 거래의 공적 역사로서 그 교환 내용을 보존한다는 점입니다. 현재 금융업계의 많은 사람들이 칩(chip) 기반 경제를 위해 안전하고 합리적인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 가치를 교환하는 일종의 블록체인을 토대로 하는 시스템입니다. 블록체인은 신뢰받고 안전하며 취소할 수 없는 세계적 가치교환을 위한 시장을 창조하고 있습니다.
애플의 모바일 전자지갑의 미래
모바일 전자지갑은 스마트폰과 연결되어 있으며 곧 스마트와치로 바뀝니다. 스마트와치는 지문이 아닌 심박을 생체인증으로 사용하며, 또한 음성인식과 생체인증 등을 고려합니다. 여러분이 우연히 눈에 띄는 물건을 발견했을 때 구매의사를 물어보면, 예 혹은 아니오라고 말하면 됩니다. 전자지갑이 손목에서 실시간으로 작동하면서 끊임없이 잔고, 구매 가능성, 구매내역, 위치를 확인할 것입니다. 이렇듯 실제 구매는 비가시적이며 비간섭적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러한 단계를 넘어선 뒤의 애플 페이(ApplePay)는 시계나 전화의 형태로 생활의 일부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연료를 충전할 때 자동차에서 내릴 필요가 없습니다. 애플 페이가 여러분을 대신해서 결제를 끝내고 그냥 '예'라고 액수를 확인합니다. 여러분의 TV는 여러분이 좋아하는 영화를 미리 주문하고, 프로그램이 마음에 들지 않아 주문을 취소하면 자동으로 환불이 됩니다. 다시 말해 여러분이 생각하지 않아도 여러분에 관한 모든 정보가 한 곳에서 다양한 선택을 하면서 삶을 편안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그러나 애플이 다운스트림(데이터의 흐름이 상위 디바이스에서 하위 디바이스로 전해지는 것)에는 결정적 단점이 있습니다.
애플 페이가 성공적으로 전자지갑으로 인정받아 모든 고객이 스와이프나 PIN이 있는 카드가 아니라 NFC가 있는 모바일 전자지갑으로 바꾸기 시작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과연 애플이 새로운 결제방식과 결제구조를 출시할까? 애플만이 은행 파트너를 확보한 애플 페이 전자지갑 말입니다. 이때는 페이팔이나 비자, 마스터카드는 필요 없을 것입니다. 필요한 것은 그저 애플뿐입니다.
삼성은 애플에는 없는 큰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삼성의 전자지갑은 마그네틱 보안 전송이라는 기술을 이용하므로 기본적인 신용카드 기계에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사용 가능합니다. 애플 페이의 NFC 기반 결제 서비스는 이런 종류의 결제 단말기가 있는 소수의 기업만 사용 가능합니다. 삼성 페이 전자지갑은 화면에서 결제하고 싶은 카드를 선택해 PIN이나 지문을 입력해 인증하면 됩니다. 이 방식은 쉽고 간편한 것은 물론이고, 계산대에서 금액이 높은 결제를 위한 CDCVM으로도 사용 가능합니다.
또 다른 전자지갑인 안드로이드 페이는 구글 전자지갑을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애플, 삼성과 경쟁합니다. 혹자는 안드로이드 페이가 'My Coke Rewards'와 같은 로열티 프로그램과 통합할 수 있어 애플이나 삼성보다 유리하다고 주장합니다. 'My Coke Rewards'는 자판기에서 안드로이드 페이로 코카콜라를 구입하면 일정 포인트가 안드로이드 페이로 적립되는 서비스입니다. 코카콜라 외에도 도미노피자, 던킨도너츠 등 여러 브랜드가 이런 방식을 지원합니다. 안드로이드의 비접촉 결제 시스템은 지문이나 다른 인증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안드로이드 핸드폰은 삼성부터, HTC, LG 등으로 이용할 수 있어 선택의 폭이 훨씬 넓습니다.
과거의 호시절에는 중요 사건이 있을 때마다 은행은 함께 모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동조합을 결성했습니다. 스위프트, 비자, 마스터카드는 모두 은행에서 만든 협동조합입니다. 시대가 변해서 이제는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민영기업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원래 전 세계 결제와 수십억 건의 카드거래를 처리하는 일 등 하나의 은행에서 대처할 수 없는 문제를 함께 해결할 목적으로 설립된 조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들 조직을 만들고부터 은행이 중요한 문제에서 눈을 뗀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습니다. 인터넷이 세력을 얻자 은행은 온라인 결제의 필요성을 무시하면서 알리페이, 얀덱스, 페이팔 같은 스타트업이 차지하도록 내버려두었습니다. 이제 이 스타트업들은 온라인 거래 과정의 대부분을 장악하면서 단순한 신흥기업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왜 은행들은 70년대에 서로 협력해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으며, 2010년대에 힘을 합쳐 모바일 전자지갑을 창조하지 못했을까요? 은행들이 서로 신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태도는 신흥기업이 등장할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애플 페이는 은행들을 분열시키기 위해 애쓰는 대신 사용자 중심의 프론트엔드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결제 과정의 번거로움을 줄이면서 사용자와의 관계를 장악한 것입니다. 이는 은행이 스타벅스와 우버처럼 다른 사람들의 API와 앱을 통한 처리과정에 포함되며 점차 뱅킹의 가시성이 단순한 공익사업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이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기술을 보유한 거대기업이 계속해서 일으키는 전자지갑의 물결은 금융 세계의 고위층에 몇 차례 두려움을 안겼을 것입니다. 지금 은행이 돈을 지불하면서 무언가의 일부가 되어 자신의 지위를 약화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어떤 은행도 승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비트코인은 현금의 디지털 버전을 완성하는 일에 가장 근접한 결과입니다. 이는 가치 웹의 절반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모바일이 첫 번째 절반을 제공하고(덕분에 우리는 전 세계를 실시간으로 P2P 방식을 통해 연결한다), 암호화폐가 두 번째 절반을 제공함으로써 전 세계가 가치 있다고 느끼는 무언가를 실시간으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가치 웹의 토대입니다. 가치 웹은 무료에 가까운 세계적이며 실시간적 교환시스템 없이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가치교환 방식은 매우 다양합니다. 가령 차용증과 같은 부채의 기록도 가치교환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차용증은 돈이 아닙니다. 국가에서 인정하고 상품과 서비스로 교환하거나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통화가 아닙니다. 그저 거래 당사자들이 맺은 신뢰 계약서, 가치의 기록일 뿐입니다. 비트코인과 그 외의 암호화폐는 돈처럼 보이지만 거래되는 순간 정부의 조사와 개입을 받게 됩니다. 이는 암호화폐, 무기 암시장 실크로드의 설립자인 로스 울브리히트의 사례에서도 입증되었습니다. 실크로드는 다크넷을 통해 정부 통제권 밖에서 운영되었지만 미국 정부가 불법 온라인 활동을 추적하고 조사하자 결국 폐쇄했습니다. 자유주의자들의 바람과 달리 정부가 개입하지 않은 가치 공동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은행은 교환 메커니즘으로 돈을 처리하며 그 외의 일상용품과 거래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합니다. 더불어 통화의 가치를 저장할 안전장치 역할을 합니다. 이는 모두 돈을 토대로 구축된 것이며 세계의 통화제도를 바탕으로 통화라는 범위의 안팎에서 교환할 수 있습니다. 은행은 이 과정에서 교환 메커니즘을 제공합니다. 이때의 핵심은 새로운 암호화폐가 은행과 별도로 신뢰받는 제 3자의 역할을 점진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이 교환 메커니즘을 거치지 않고 가치를 교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가 디지털 가치 저장의 기능뿐만 아니라, 디지털 가치교환 메커니즘이 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핀테크 신생기업은 래퍼, 리플레이서, 리포머 세 범주로 나뉩니다.
래퍼는 기존의 낡은 금융 시스템 주변에 자리하는 기업으로 모벤스, 애플 페이, 페이팔, 구글, 페이스북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기존의 금융기업은 이들을 그다지 경계하거나 걱정하지 않습니다. 기존의 금융 시스템을 대체하거나 개혁하려 애쓰지 않으며 낡은 시스템 주변에서 소비자의 불편함을 제거하는 쉬운 방식으로 돈을 벌 뿐이기 때문입니다.
리플레이서는 소프트웨어와 서버를 기반으로 기존 은행의 핵심 서비스를 대체. 이들은 금융을 전달하는 데 필요한 것은 오직 서버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따라서 은행의 낡은 시스템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여깁니다. 은행은 이들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초 P2P 대출 기업인 조파 역시 이 사실을 일찌감치 깨달았습니다. 컴퓨터 처리 프로그램을 신뢰할만한 중개인으로 이용한다면 돈이 있는 사람으로부터 돈을 받아서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음을 발견한 것입니다. 거래를 처리하고 위험을 평가하는 것은 서버이며 이때 인간의 손길을 필요하지 않습니다. 리플레이서들을 예의 주시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그들은 단순히 고객의 불편함만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을 대체하려고 합니다. 가령 2005년 출범한 영국 P2P업체 조파의 P2P 대출 모형은 수많은 국가의 신생 핀테크 기업이 모방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리포머는 모바일과 암호화폐라는 핵심기술을 이용해 금융 서비스를 변화시키는 기업을 말합니다. 은행이 없는 가치교환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자 시장이므로 암호화폐는 이 시장을 완전히 탈바꿈시킬 것입니다.
가치 웹을 통한 뱅킹의 진화란 금융 시스템을 물리적 활동에서 디지털 활동으로 대체한다는 의미입니다. 책, 음악, 게임처럼 은행업무는 물리적 서비스가 아니라 디바이스를 통해 처리하는 일이 됩니다. 물리적으로 이동이 필요한 항공사나, 물리적으로 자동차에 주유해야 하는 주유소와 달리, 책이나 음악, 게임, 그리고 뱅킹은 순전히 디지털 활동만으로 해낼 수 있습니다. 다만 음악, 책, 게임 등이 새로운 기술로 서비스를 제공한 아이튠즈나 아마존과 같은 기업이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것과 달리 은행은 제 나름의 자리를 지킬 것입니다. 은행은 규제를 받기 때문입니다. 이런 규제는 정부 정책과 연관이 있습니다. 한 국가의 경제를 좌우하는 열쇠이기 때문에, 사회질서를 통제하기 위한 정부의 메커니즘으로 사용됩니다. 각 국가의 정부가 가치 저장소와 가치 거래소에 인가를 제공하는 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은행의 규제가 화폐 공급과 경제안정을 통제하는 까닭에 은행은 서점이나 음반매장과 달리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얻었습니다. 핀테크 시장에 제이피모건 체이스나 HSBC 같은 새로운 거물이 등장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나, P2P 금융기업은 은행이 면밀히 조사한 자금을 지원받습니다. 따라서 그들이 은행이나 크라우드 펀더 중 어느 자금을 지원받는가에 상관없이 은행이 우위에 존재합니다. 사실 은행의 입장에서는 신용도와 위험도 여부를 평가하는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P2P 플랫폼에 투자위험을 떠넘길 수도 있어 여러모로 더 효율적입니다. 다시 말해 핀테크 시장에 새로운 역량을 갖춘 기업이 등장하는 것은 은행에 있어 윈-윈 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대형은행이 중소기업을 대체금융으로 보내고, 그들에게 자금을 제공함으로써 자신들의 포트폴리오에서 위험을 제거합니다. 대신 대체금융 기업이 위험관리자가 됩니다. 대출 분야의 파괴적 혁신은 내로우 뱅크가 중소기업과 소비자 대출에 초점을 만든다는 점입니다. 펀딩 서클이나 조파는 가장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공할 자금을 확보하고자 온 힘을 다합니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서비스에 만족합니다. 실제로 펀딩 서클 사용자 가운데, 첫 대출을 받고 은행 대신 다시 펀딩 서클을 찾을 것이라고 말한 응답이 77%에 이르렀습니다. 따라서 은행은 내로우 뱅크에 자금을 제공하고, 고위험 고객이 이를 이용하도록 권장함으로써 자사 대출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해소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고위험 고객에게 대출을 해주는 대신 훨씬 높은 이자를 부가해 그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내로우 뱅크에 만족한 고객들은 앞으로 은행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모든 뱅킹 기술은 실시간에 무료로 처리되어야 합니다. 블로그, 메일, SNS 등 모든 것이 빠르고 무료인 지금, 느리고 비싼 낡은 은행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은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은 한 가지 큰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모든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려면 어떻게 돈을 벌까요? 대부분의 금융 서비스 제공기업은 지금껏 이 질문에 답변하지 못했습니다. 스퀘어와 스트라이프, 페이팔 등이 카드 수수료에 소액의 추가 사용료를 부과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보를 제공하고, 증강하고 돈을 관리함으로써 돈을 벌 수 있습니다.
한국의 신한은행은 맛집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을 제작했습니다. 이 앱은 전국 모든 음식점의 후기와 등급을 제공합니다. 트립어드바이저와 마찬가지로 가까운 음식점을 예약하고 후기를 작성하는데, 신한카드 앱의 목표는 앱으로 결제하는 것입니다. 계산서의 QR코드를 이용하거나 앱에 전자지갑을 만들면 온라인으로 발급되는 계산서로 자동결제가 진행됩니다. 이때는 물론 이 은행의 고객만 전자지갑이나 QR코드로 식사비를 지불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이 은행은 앱에 참여하고 싶다는 다른 은행의 제안을 받아들여 수수료를 받고 전자지갑에 추가했습니다.
핀테크가 부상하고 가치 웹이 발전하면서 디지털화와 기술에 힘입어 금융과 경제, 세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습니다. 이 지각변동은 기존 기관에 존재하는 일곱 가지 핵심기술 컴포넌트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백 오피스의 크라우드와 빅데이터, 미들 오피스의 API와 실시간 연동성, 프론트 오피스의 소셜 미디어와 모바일, 앱이 그것입니다.
금융과 가치를 전달하는 기업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들이 더 이상 고객을 직접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더욱 그래야 합니다. 이때 API를 이용합니다. API에는 은행의 클라우드 기반 기능성이 필요하며, 이를 이용하면 누구든 상품의 기능에 은행의 제안을 통합할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와 우버가 자신들만의 결제 프로세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그동안 고객에게 일괄적으로 제공되던 상품이나 서비스를 부분적으로 분해해 제공함으로써 실시간으로 모든 사람들을 연결하고 그들에게 걸맞은 제안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페이팔의 성공요인입니다. 페이팔의 성공이 암호화나 이베이의 자금 덕분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오늘날 페이팔이 성공을 거둔 가장 큰 이유는 결제 프로세싱을 API로 해체했기 때문입니다.
기존 은행은 모든 서비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통제하려 하는 end-to-end 방식을 고집합니다. 고객을 자신이 가진 서비스에 가둬 모든 제품과 프로세싱, 유통을 통제한 것입니다. 이들은 내부에서 모든 것을 개발하고, 통제하며 관리했습니다. 이 낡은 세계관이 가능했던 이유는 가치교환이 물리적으로 유통되는 제품과 서비스로 관리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은 건물과 인간에 초점을 맞추는 직접 대면관계와 그들이 배포한 종이로 뒷받침되었습니다.
이제 은행은 더 이상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금융서비스와 상품을 생산하고 처리하며 유통시키지 않습니다. 대신 제품과 프로세스, 유통을 조각조각 나누어서 자신의 필요에 맞게 활용합니다. 어떤 은행은 조파와 펀딩 서클의 백엔드와 심플의 프론트엔드를 연결하는 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페이팔이 하는 일이 그것입니다. 또 다른 소매업체는 제품과 유통(매장)을 선택해 그들을 결제 과정으로 연결해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스타벅스가 모바일 결제업체 스퀘어와 제휴한 내용입니다. 은행은 아직 이런 세상을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대부분의 대형 은행은 소액거래, 일반 금융, 투자 등 모든 시장에서 모든 금융 제품과 서비스를 제조하고 처리하며 배송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업모형은 이미 몇 년 전에 파괴되었고 현재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금융 시스템의 다양한 조각들을 잠식하는 플레이어들이 점점 늘어나는 이유입니다.
- 도이치뱅크나 시티그룹이 해외송금 및 결제업체인 커런시 클라우드보다 더 훌륭하게 외환거래를 관리할 수 있을까?
- 어떤 자산관리회사가 온라인 자산운용사 넛메그보다 더 훌륭하게 자금을 할당할 수 있을까?
- 어떤 트레이더가 정말로 이토로의 최고 트레이더보다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 어떤 은행이 전문가를 능가하는 심플의 금융관리 앱을 개발할 수 있을까?
스위프트는 현재 전 세계 11,000개 은행과 기업이 연결되어 하루에만 3천만여 건, 수십억 불이 오가는 대표적 국제송금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송금 이후 완료까지 며칠이 걸리고 많은 수수료를 요구합니다. 이런 빈틈을 노린 리플은 블록체인을 통해 거래 은행이 서로 공개 원장을 공유하고 즉시 정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몇 초 만에 전 세계에 송금을 완료할 수 있고, 무엇보다 스위프트를 거치지 않는 만큼 수수료가 대폭 절약됩니다. 리플의 블록체인에는 언제 어디서든 거래할 수 있는 XRP라는 고유 화폐도 있습니다.
은행이 채널이라는 단어를 버려야 한다면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까요? 해답은 바로 접근입니다. 반드시 디지털 형태의 서비스, 정보, 지원에 접근해야 합니다. 고객은 자신이 선택한 디바이스(모바일, 데스크톱, 태블릿, 자동차, TV 등)로 은행의 디지털 플랫폼에 접근합니다. 그리고 은행은 전화나 지점을 통해 인간에게 접근해 왔습니다. 이제는 고객이 원하는 소통방식과 서비스에 주력해야 합니다. 즉 은행 전체가 디지털에 토대를 두고 핵심 시스템을 바꾸어야 합니다. 디지털 세계에서는 아무도 분리된 시스템이나 폐쇄적 구조, 채널을 생각지 않습니다. 은행은 분리된 시스템의 레이어를 배치하는 일보다는 그것들을 한데 묶는 방법을 연구하려고 애씁니다. 은행의 핵심 시스템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기초부터 디지털에 접근할 수 있는 클라우드와 믿을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합니다. 낡은 기반구조를 바꾸고 고객에게 신뢰도 높은 실시간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접근권한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디지털 핵심에 대한 고객의 접근이 강화되고 이를 활용한 서비스가 증가할 것입니다.
레거시에 레거시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에 디지털을 더하는 것입니다. 디지털 핵심 플랫폼이 마련되면 그곳에서 생성되는 정보를 모든 고객 접점에서 활용할 수 있고, 차별화된 서비스와 지원에도 활용 가능합니다.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같은 기업을 이상적 사업모형으로 꼽는 은행이 많습니다. 이런 인터넷 거물 기업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그들에게는 채널이 있나요? 분리된 구조가 있나요? 전혀 없습니다. 오직 하나의 서비스 방식만 존재합니다. 그들은 모바일, 태블릿, 인터넷, 전화를 분리된 시스템과 채널로 생각지 않습니다. 그들에겐 그저 고객에게 꼭 맞는 제안을 할 수 있는 시점에 고객에게 접근해 증강된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만 있을 뿐입니다.
5천 년 전 금이 보편적 거래기준으로 등장했습니다. 인류학자들은 특정 물건이 화폐의 역할을 하는 데는 6가지 특징을 지닌다고 보았습니다. 우선 무엇보다 희소성을 지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가짜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눌 수 있고, 운반할 수 있으며, 내구적이고, 인식 가능하며, 대체 가능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금이 보편적인 거래장부로 부상한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금과 같은 방식으로 가치를 보유한 물건은 없었습니다. 미국 달러, 유로화, 토지, 그 밖의 어떤 것과도 다릅니다. 금은 고유가치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유일한 가치는 희소성이며 그 때문에 훌륭한 거래장부의 역할을 합니다. 비트코인 역시 금과 마찬가지로 고유가치가 없습니다. 화폐가치로서의 금과 비트코인을 비교하면 비트코인이 훨씬 훌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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