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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런조각/Xlog

[현대판 연금술사] 퀀트란 무엇인가? - 퀀트의 과거/현재/미래

2019.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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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트란 무엇인가?

최고의 퀀트 중 한명인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의 CEO 짐 사이먼스에 대한 기사 중 퀀트에 대한 짧은 소개가 있습니다.

퀀트란 고도의 수학, 통계지식을 이용해서 투자법칙을 찾아내고 컴퓨터로 적합한 프로그램을 구축해서, 이를 토대로 투자를 행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로 Quantitative의 줄임말이다.

퀀트라는 단어의 의미는 크게 다음의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직업군으로써의 의미

금융투자에서 여러가지 계량화를 통해 투자를 하거나 투자지원을 하는 사람들을 칭합니다.

최고의 퀀트 중 한명인 James Simons에 대한 기사 중 퀀트에 대한 짧은 소개가 있습니다.

Quantitative analyst를 줄임말로, '금융공학자' 정도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방법/분야로써의 의미

오로지 '숫자'에만 기반해 투자결정을 내리는 방식

저주가수익비율(PER)과 저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매출액비율(PSR), 주가현금흐름비율(PCR) 등 숫자로 된 모든 것이 퀀트의 분석 대상입니다.

 

 

수학이 금융에 들어온 배경

제 1차 오일쇼크

1973년 OPEC에서 가격결정권 등의 권리를 되찾고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생산량을 줄이고 석유가격을 올려서 경제적 압박을 가한 사건, 이를 제 1차 오일쇼크라고 합니다. 그 결과, 미국증시는 45% 폭락했습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금융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오일쇼크 이후 금융계에서는 미래 예측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되고, 그 결과 금융에 수학이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펀더멘탈(Fundamental) 투자

기업이나 해당 산업분야에서 보유하고 있는 경제적인 능력, 가치 혹은 잠재적 성장을 보며 투자활동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금융시장이 다변화되고, 글로벌화되고, 복잡한 여러 이슈들이 섞이면서, 단순한 기대감 혹은 fundamental만 보고 투자하기는 힘들어졌습니다.

물리학자의 등장

원래는 수요와 공급의 곡선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거래죠. 그렇지만 여기서 굉장히 복잡한 randomness가 있기 때문에, 이를 더욱 더 예상하기 어려워지게 된 것입니다. 그때 물리학자가 등장합니다. 시장의 움직임을 알아내는 과정이 물리학의 입자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것과 굉장히 비슷했기에 고도의 수학과 통계로 입자의 움직임을 모델링하던 물리학자들이 이러한 복잡한 파생상품의 가격을 계산하기 시작했습니다.

 

퀀트의 대표적인 적용 분야는?

퀀트의 대표적인 적용 분야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 파생상품의 가격 / 위험 계산

- 알고리즘 거래

파생상품의 가격 / 위험 계산

투자은행은 거래 상대자(counterparty)가 되어 고객이 원하는 파생상품을 거래하거나 파생상품을 이용한 투자 상품을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대표적인 모형으로 'The Black-Scholes Formulas'가 있습니다. 이렇게 상품 거래에 직접 관여하는 것을 front-office 퀀트라고 합니다. 반면, 거래를 후방에서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은 middle-office/back-office 퀀트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IT 개발자입니다. 프로그램을 만들고, 알고리즘을 짜서 뒤에서 support해주는 사람들을 말하죠.

대표적인 인물로 Emanuel Derman을 꼽을 수 있습니다. 파생상품 관련한 퀀트에서 대가로 볼 수 있습니다.

알고리즘 거래(algorithmic trading)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퀀트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분야입니다. IT 기술의 발달로 주식 거래가 컴퓨터를 통해 자동화되면서 금융회사에 엄청난 수익을 안겨주는 수익원으로 떠오르자, 수많은 퀀트들이 좋은 거래 알고리즘을 만드는 일에 종사하게 되었습니다.

파생상품 가격 모델 알고리즘 매매
수치해석(numerical method) 실시간 데이터 처리
통계 분석
확률과정(stochastic process) 시계열 분석
매매 속도를 높이는 프로그램 구현
어느 정도 학문으로 정립된 지식을 필요 다소 기술적인 지식을 많이 필요

알고리즘 매매 분야의 대표적인 헤지펀드 회사는 James Harris Simons의 Renaissance Technology입니다. 가장 성공한 퀀트 중 한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퀀트가 하는 트레이딩 vs 사람이 하는 트레이딩

분류 퀀트분석 정성분석
객관성 높다 낮다
감정적 요인 적다 높다
비용 낮다 높다
위험통제능력 높다 낮다
비계량데이터처리 낮다 높다
과거 데이터 의존성 높다 낮다
데이터마이닝 가능성 높다 낮다
시장이벤트 반응능력 낮다 높다

퀀트의 위기

부동산은 장기 거래 상품이며 비유동적 성격이 짙습니다. 그러나 수학자들은 이 부동산을 유동화하는 방법을 제시했고, 그것이 바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입니다. 서브프라임 위기도 수학이 빚어낸 오류의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퀀트 투자의 대가

카지노와 월가를 정복한 수학자, 에드워드 O. 소프(Edward O.Thorp)

이 분은 시카고 대학 경제학과 교수입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카지노 룰렛이 어디로 돌어갈지 예측하는 모델을 만들고, 블랙잭을 분석하여 승률 52%까지 끌어 올리는 등 카드 카운팅을 이용해서 카지노에서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거듭되는 승리로 라스베가스에서 게임을 할 수 없게 되자, 월가로 눈을 돌리게 되었고, 그 당시에 어려웠던 파생상품의 가격을 예측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가 사용했던 방식은 주가의 움직임을 모든 펀더멘탈(fundamental)과 다른 정보를 배제하고, 완전히 무작위로 움직이는 랜덤워크(Random walk) 이론을 이용한 것입니다. 랜덤워크란 간단하게 말하면, 주가의 움직임을 모든 펀더멘탈과 다른 정보를 배제하고 주가가 정규분포를 따른다고 가정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기댓값을 계산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그는 굉장히 큰 돈을 벌게 되었고, 금융공학이란 트렌드를 만들면서 많은 수학자들이 퀀트로 활약하게 되는 초석을 만들었습니다.

문병로

2001년 벤처기업 (주)옵투스를 창업해 주식투자 최적화 알고리즘 연구를 시작으로 2009년에는 직접 알고리즘 투자 및 운용에 뛰어들었습니다. 옵투스의 '투자 운용' 전문 인력은 문 대표를 포함해 5명이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들 중 금융경제학 또는 경영학을 전공했거나, 증권사 출신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구성원 전부가 컴퓨터공학, 그 중에서도 '최적화 이론'을 전공한 공학도들이었습니다. 구성원 전부 공학도로 구성된 이유에 대해 문병로 대표님의 말씀에 따르면 "우리의 미션은 어디에 투자할 지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을 내는 투자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문병로 교수의 메트릭 스튜디오'라는 책을 보시면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퀀트의 현재

파생상품의 위험성이 높았을 때는 예측을 잘 했을 때 갭 차이가 크기 때문에 큰 돈을 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파생상품의 가격 모델 또한 수없이 발전을 거듭하여서 거의 안정화가 되었기 때문에 크게 예상 가격을 벗어나서 거래를 하는 경우도 없어졌습니다. 실제 골드만삭스나 모건 스탠리 같은 은행의 데스크 퀀트는 가끔 오는 요구에 맞춰서 변수만 살짝 바꾸고 프로그램을 돌리는 그저 편하고 괜찮은 돈을 버는 직업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거래소의 흐름을 파악하여 적절한 시기에 거래를 하는 역할을 하는 '알고리즘 트레이더'도 퀀트라고 부르고, 현재 포트폴리오와 트레이더들의 거래가 위험한지 수식을 통해 알아보는 '리스크 매니저'도 퀀트라고 합니다. 또한 시뮬레이션을 돌려서 예측 분포도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사람'도 퀀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퀀트의 미래

차익거래를 이용하는 퀀트 전략도, 초단타매매도 조금씩 하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요즘은 빅데이터기계학습, 딥러닝을 이용한 인공지능 트레이딩으로 변화해가는 추세입니다.

국내 상장 기업 자체가 다양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파생상품 또한 다양하게 존재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거대한 금융 데이터를 기록하거나 가공하려는 시도가 적었던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최근 일어나는 수많은 핀테크(Fintech) 붐과 인공지능(AI) 혁명 속에서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을 외치고 있지만, 데이터를 모으고 체계를 잡을 시간이 부족했기에 퀀트나 데이터 과학자가 활동하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국내에서 이런 부분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기술보다는 본질적인 부분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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